파산절차 크라이슬러 앞날, 구조조정 거쳐 새 회사로 재탄생
정부는 크라이슬러를 청산하는 것이 아니라 신속한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성 있는 회사로 거듭나게 한다는 방침이다. ◇왜 파산했나 69억달러에 이르는 크라이슬러의 채권을 보유한 채권단이 크라이슬러의 파산보호를 피할 수 있는데 필요했던 빚을 탕감하는데 동의하지 않았다. 정부는 크라이슬러의 주요 채권자인 JP모건체이스 등 4개 대형 은행과 69억달러의 빚을 탕감하는 대신 20억달러의 현금을 제공하는데 28일 잠정 합의했었다. 하지만 다른 채권자들이 반발하자 현금 규모를 22억5000만달러로 높여 수정 제시했지만 채권단 모두의 동의를 얻는데 실패했다. 피아트의 전략적 판단이라는 논리도 파산보호 신청의 배경으로 지적된다. 크라이슬러와 제휴 협상을 벌였던 피아트가 크라이슬러의 딜러망 등을 정리하는데 있어서 파산법원을 통하는 것이 더 쉽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어떻게 되나 크라이슬러는 파산보호를 통해 그동안 제휴 협상을 벌였던 이탈리아 자동차업체 피아트와 고통분담에 합의한 전미자동차노조(UAW)가 주도하는 회사로 재탄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크라이슬러의 주요 자산은 피아트와 노조가 대주주인, 새로 만들어지는 법인에 매각되고 나머지는 정부 관리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크라이슬러가 파산보호신청 전에 피아트 및 노조와 합의한 바에 따르면 현재의 대주주인 서버러스캐피털은 지위를 잃고 노조와 피아트가 새 회사의 지분을 각각 55%와 20%씩 갖게 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피아트는 새 회사가 연비효율이 높은 차를 개발하기 위한 정부의 기준을 충족할 경우 지분을 35%로 늘릴 수 있다. 나머지 지분 중 미국 정부는 8%, 캐나다 정부가 2%씩 보유하게 된다. ◇소비자 보호는 크라이슬러 자동차를 소유한 오너들은 계속 보증관련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파산보호에도 크라이슬러의 차 판매 등 영업이 지속되고 자동차 관련 워런티도 차질없이 진행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신차나 중고차 구입시에는 제너럴모터스GM)의 금융회사였던 GMAC를 통해 크라이슬러의 할부금융 서비스도 받을 수 있음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부품업체들과 딜러들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크라이슬러는 다음달 4일부터 파산보호에서 벗어날 때까지 대부분의 공장 가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부품업체들로서는 공급할 곳이 당분간 없어지는 셈으로 모든 부품업체가 생존하기는 힘들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크라이슬러 역사 1909년 설립된 유나이티드 스테이츠 모터는 나중에 맥스웰컴퍼니로 이름이 바뀐다. 1920년 제너럴모터스(GM) 출신의 월터 크라이슬러가 이 회사에 들어와 1924년 크라이슬러라는 브랜드의 차를 내놓으면서 크라이슬러의 역사가 시작된다. 크라이슬러는 이후 다지브러더스를 인수, GM과 포드에 이은 미국의 3대 자동차사로 성장해 빅3를 형성했으며 군소 자동차회사들을 잇따라 인수해 몸집을 키워갔다. 80년에는 파산 위기에 몰려 정부로부터 15억달러의 구제금융을 받았으나 리 아이아코카의 주도로 부활에 성공해 83년에는 계획보다 7년 빨리 정부의 구제금융을 상환했다. 87년에는 아메리칸 모터스를 인수해 유명한 ‘지프’ 브랜드도 갖게 됐으며 88년 독일의 다임러-벤츠와 합병을 통해 다임러크라이슬러로 거듭났다. 크라이슬러는 작년말 현재 직원 수가 전세계에 5만4000명에 이르고, 미국내 자동차 판매량은 145만대였다. 백정환 기자 baek@koreadaily.com